정말 오늘은 특별한 일이 없었다.
여느 주말과 같이 늦잠을 자고 있었고,
소중한 사람의 전화를 받으며 눈을 떴다.
잠이 덜 깬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사랑을 말했고,
같이 있는 듯이 전화가 연결된 채로 다시 잠이 들었다.
다시 눈을 떴을 때는 미리 예약해둔 미용실을 갈 시간이었다.
급히 점심을 챙겨 먹고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한 나는 잠시 손님들을 관찰했다.
아빠와 함께 게임을 하며 순서를 기다리는 딸,
키보드를 타고 머리를 다듬으러 온 사내아이,
조금은 내성적이어 보이는 손님까지도.
가만히 커피를 마시며 분주한 사람들을 관찰하다보니 어느새 내 차례가 되었다.
미용실 창 밖으로는 햇빛이 따사롭게 쏟아졌고,
같이 점심을 먹으러 나가던 동생이 "봄이 오려나봐, 따뜻해보여"라고 한 말이 문득 떠올랐다.
그 대화를 할 때까지만 해도 '이렇게 추운데 봄은 무슨'이라고 생각했었는데..
아무래도 동생 말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,
오후 2시 햇살을 노려보던 내가 눈이 부셔보였는지 미용사분께서 블라인드를 내려주셨다.
눈은 덜 부셨지만 약간은 아쉬웠던 것도 같다.
그렇게 오랜만에 머리를 다듬고 기분 좋게 나와 다시 집으로 향했다.
얼마만에 쉬는 주말인지 모를만큼 근래 약속도 많고 일도 많았다.
집으로 와 보고싶었던 드라마를 마저 정주행하고,
치킨과 맥주를 먹고,
내일 할 일을 정리하며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.
이제 침대에 누워 못다 읽은 책을 몇 장 넘기다 보면 평범하고도 편안했던 오늘 하루가 마무리 되겠지.
내일부터 또 치열한 한 주가 시작될테고,
나는 정신없이 매 순간을 버티고 지낼 것 같다.
그런 순간을, 하루를, 한 주를 살아갈 힘을 주는 건
오늘과 같이 나를 위한 시간이며,
나를 응원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일 것이다.
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
본인을 응원하는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며,
나를 위해 보낸 소중한 시간들로부터 위로받으며,
그마저 없다고 생각된다면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길 바라는 스스로를 위하며
평범한 하루를 살아가기 바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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